[유응교 칼럼](33)소파 방정환과 도둑
[유응교 칼럼](33)소파 방정환과 도둑
  • 현달환 기자
  • 승인 2024.05.05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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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시조시인
전북대 명예교수
한국예술문화 대상, 해양문학상, 전북문학상, 전북 아동문학상, 소년 해양문학상, 새전북 문학상, 디카에세이상 첫 수상자

시인 유응교 '그리운 것이 아름답다'라는 시집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해학과 웃음, 그리움을 선사하는 전북대 건축학과 유응교 교수가 뉴스N제주에 그의 시조를 소개하는 '유응교 칼럼'을 연재합니다.

그는 둘째 아들(저자 유종안)이 쓴 '대한민국 브랜드 파워'라는 책을 보고 ▲태극기▲무궁화▲한글▲한복▲한식▲한옥▲한지▲국악(판소리)▲아리랑▲인쇄술(직지심체요절)▲조선왕조실록▲사물놀이▲전통놀이▲K-Pop▲도자기(달항아리)▲팔만대장경▲거북선▲태권도▲한국의 시조▲한국의 온돌-아자방▲한국의 막걸리▲한국의 풍류-포석정▲한국의 불사건축-석굴암▲한국화 김홍도의 씨름 등 총 24개의 항목에 대해 동시조와 시조로 노래해 대단한 아이디어 창조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공학박사 유응교 시인은 지난해 11월 청와대에서 열린 사)한국해양아동문화연구소 8주년 창립기념식에서  디카에세이상 시상위원회(위원장 장영주)와 뉴스N제주(대표 현달환)가 협력약정서를 맺어 가진 우리나라 최초로 공동 시상하는 디카에세이상에 첫 수상자로 얼굴을 알리는 영광도 가졌다.

유응교 시인은 전남 구례 ‘운조루’에서 출생해 1996년 「문학21」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소년문학』 동시 부문 등단,

칼럼집 <전북의 꿈과 이상>, 유머집 <애들아! 웃고 살자> 외 3권, 시집 〈그리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외 25권, 동시집 <까만 콩 삼 형제>외 1권, 동시조집 〈기러기 삼 형제〉외 3권 등을 펴냈다.

한국예술문화 대상, 해양문학상, 전북문학상, 전북 아동문학상, 소년 해양문학상, 새전북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전북대 공대 건축과 교수, 전북대 학생처장, 미국M.I.T 연구교수,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건축 추진위원장, 전북예총 부회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전북대 명예교수다.

유응교 교수님의 해학과 웃음, 감동을 주는 시조를 앞으로 매주마다 뉴스N제주를 통해 독자와의 만남을 가질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응원과 필독 바랍니다[편집자 주]

유응교 시인
유응교 시인

 

제34장 

소파 방정환과 도둑

어느 날 그가 밤이 늦도
록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창문이 열리더니 복면을 한 강도가 불쑥 들어와 시퍼런 칼을 들이밀며 말했습니다.

꼼짝 말고 손들어!
그러자 방 선생이 말했습니다. 아니, 꼼짝 않고 어떻게 손을 든단 말이오?

강도가 주춤하며 말을 
바꾸었습니다.
그럼, 손들고 꼼짝 말아. 그리고 더 이상 잔소리말고 돈이나 내놔. 그렇지 
않으면 죽여 버릴 거야.

방 선생은 별로 놀라는 
기색도 없이 일어나 책
상 서랍을 열고 390원
을 내놓았습니다. 
옛날 돈 390원이면 큰
돈입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은 
이것이 전부이니 가지고 가시오.

주인이 태연하게 돈을 주자 도둑이 점점 불안해졌습니다. 그래서 얼른 도
망가려고 돌아서는데 이
번에는 방 선생이 소리를 쳤습니다.

여보시오. 돈을 주었으면 고맙다는 인사라도 해야 할 것 아니오?

깜짝 놀란 이 강도가 가
슴을 쓰다듬으며 욕을 
퍼부었습니다.

그래 고맙다 이 ○○야!

얼마 후 날이 밝았습니다
누가 문을 두드려서 나가 보니까 강도와 순경이 찾아왔습니다. 
순경이 물었습니다.

선생님, 간밤에 많이 놀
라셨지요? 이 사람이 선
생님 댁에서 강도질했다
고 하기에 확인하러 왔
습니다. 맞지요?

이때 방 선생이 차분히 말했습니다.

아, 이 사람 말이오? 어젯밤에 우리 집에 왔었죠. 
그런데 돈이 필요하다고 하기에 사정이 딱해 보여서 내가 390원을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고맙다고 인사까지 하고 갔는데요.

순경이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면서 이 사람이 분명히 선생님 댁에서 돈을 
훔쳤다고 자백을 했는데요? 하며 눈치를 살폈습
니다. 그래도 방 선생은 
태연히 말했습니다.

아니, 이 사람, 그렇게 정신이 오락가락해서 어떻
게 하려고 그러시오? 내
가 돈을 주니까 인사까
지 하지 않았소? 돈을 훔쳐 가는 도둑이 고맙다
고 인사를 하는 법이 어
디 있소?

순경은 할 수 없이 강도를 풀어 주었습니다. 
순경이 돌아가자 강도는 방 선생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선생님, 용서해 주십시오. 세상에 선생님 같은 분은 처음입니다. 눈물을 흘리며 더는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방 선생은 강도의 등을 
두드리면서 일어나시오
사람이 어렵다 보면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니오?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마시오하고 타일렀습니다.

그러자 강도가 방 선생에게 간청했습니다.

선생님, 저에게 소원이 있습니다. 선생님 곁에서 평생 선생님을 섬기며 살게 해주십시오.

그 후 강도는 죽을 때까지 방정환 선생 곁에서 집안일을 도우며 살았다고 합니다.

강도가 강도질할 때 감사하라고 한다면 감사가 나올까요? 
강도는 본성 자체가 감사가 나오지 않는 존재입니다. 부족함이 감사함보다 항상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강도에서 벗어나
게 되면 작은 것에도 감
사할 수 있게 됩니다.

소파 방정환 선생의 일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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